별
김춘수
같은 말도 굴릴 때마다
다른 소리를 낸다.
한때는 별이
금은金銀의 소리를 냈다. 그 소리
아주 가까이에서 들리는 듯했다.
요즘 서울의 하늘에는 별이 없다.
별은 어디로 숨었나.
나뭇가지에 걸린 그림자처럼
할쑥하게 바래진 누군가의 그 그림자처럼
바람에 흔들리다 흔들리다
제물에 사그러진다.
혓바닥을 칫솔질하는 어디선가
그런 소리가 난다.
지금 나는 별이란 말을 새삼
잇새로 굴리고 있다.
참 오랜만이다.
* 2013년 1월 16일 수요일입니다.
하늘을 바라봐야 별이 보입니다.
오늘 하루 저녁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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