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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받아쓰기 _ 임영석

by 홍승환 2013. 1. 7.

 

받아쓰기

 

                                      임영석

 


내가 아무리 받아쓰기를 잘 해도
그것은 상식의 선을 넘지 않는다
백일홍을 받아쓴다고
백일홍꽃을 다 받아쓰는 것은 아니다
사랑을 받아쓴다고
사랑을 모두 받아쓰는 것은 아니다
받아쓴다는 것은
말을 그대로 따라 쓰는 것일 뿐,
나는 말의 참뜻을 받아쓰지 못한다
나무며 풀, 꽃들이 받아쓰는 햇빛의 말
각각 다르게 받아써도
저마다 똑같은 말만 받아쓰고 있다
만일, 선생님이 똑같은 말을 불러주고
아이들이 각각 다른 말을 받아쓴다면
선생님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햇빛의 참말을 받아쓰는 나무며 풀, 꽃들을 보며
나이 오십에 나도 받아쓰기 공부를 다시 한다
환히 들여다보이는 말 말고
받침 하나 넣고 빼는 말 말고
모과나무가 받아 쓴 모과 향처럼
살구나무가 받아 쓴 살구 맛처럼
그런 말을 배워 받아쓰고 싶다

 

 

* 2013년 1월 7일 월요일입니다.

  '큰 꿈을 꾸십시오. 절대로 도중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부정적인 말이나 생각으로 자기 자신의

   위대한 잠재력을 죽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여러분에게는 오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스티븐 스필버그)

   자존감을 높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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