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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몸살 _ 김동주

by 홍승환 2012. 12. 26.

 

몸살

 

                                   김동주



쿵쿵쿵
귀에 접히는 군화소리처럼 오시는 분
자근자근 밟혀
터지는 석류의 속살 같은 분
퀘퀘한 눈빛으로 뒤척이는 이 몸에
흘러온 당신은 뉘신지요

흙빛 항아리에 갇혀
통째로 곰삭듯
욱신대는 물결을 지켜보는 나와
지켜보는 나를 지켜보는 물결의 나는
누가 진짜로 나인지요

바람의 조각칼로
내 살 속 깊이
문신을 새기고 있는 당신의 이름을
알려줄 수 있나요

깊은 산 속 암자의 범종소리처럼
온몸으로
속삭이는 당신의 음성 따라
나는 뜨거운
겨울을 앓고 있어요

 

 

* 2012년 12월 26일 수요일입니다.

  침을 삼킬 때마다 목에 통증이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온 몸 구석구석이 욱신거리는 것이 감기라는 친구가 온 모양이네요.

  계속되는 한파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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