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느티나무 아래로 가자
최옥
그랬지...그곳엔 세월가도 바래지 않을
풀빛추억이 지금도 뛰어다니고 있는 걸
가위바위보에 터지던 웃음소리
공기놀이에 지지 않던 해가 아직도 비추고 있는 걸
그랬지... 그 나무아래서
먼훗날 우리의 날들이 나무그늘밖의 저 햇살이길
소원하거나 꿈꾸지는 않았지만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추억을 두고 왔는 걸
한방울 눈물없이 아름다왔던 내 여덟살이 거기 있는 걸
다래끼집 몰래 지어두고 지켜볼 때
내 작은 몸을 온전히 숨겨주던,
내 전부를 기대고 섰던 나무 한그루 거기 있는 걸
밤하늘에 토끼풀같은 별들이 만발해지면
그때 그 아이들 하얀풀꽃따다 만든 꽃다발
오늘밤도 내 목에 걸어주는 걸
유난히 날 좋아했던 첫사랑 그 아이의 커다란 눈이
아직도 날 바라보고 있는 걸
비오고 바람부는 날의 추억이 아니라
문득문득 일상의 갈피속에서 마른꽃잎처럼 떨어지고 있는 걸
그리워할 것도 기다릴 것도 없이
그저 생각나면 기별없이도 모여들던 동무들
일상의 숨가쁜 날들속에서 내가 잠시 앉았다 갈 수 있는
그래, 오늘은 그 느티나무 아래로 가자
* 2012년 8월 8일 수요일입니다.
새벽에 올림픽 축구경기를 보느라 잠을 설쳤네요.
아쉬운 결과였지만 한일전 승리를 통한 유종의미를 기대해 봅니다.
은메달리스트보다 동메달리스트들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더 크다고 합니다.
금메달을 놓친 은메달 보다는 노메달을 피한 동메달로 느끼기 때문이죠.
비교대상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행복감은 달라집니다.
어제보단 훨씬 시원한 오늘, 행복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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