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빛
문효치
날아라 빛.
먼지처럼 묻어 있는
상한 색깔을 모두 털어버리고
파랗게, 빨갛게
하여튼 태양의 몸뚱이로부터
떼어내어진 찬란한 빛깔로
온통 채색을 하며,
날아라, 빛.
눈감으면
떠오르는 아득한 세상을
곤두선 시선으로
유리속처럼 바라보며
완벽한 자유, 그 막힘 없는 천지를 향해
날아라 빛.
네가 갈곳
그 끝에 고스란히 놓여 있는 사랑을 위해
어둠의 휘장을 꿰뚫어
깜깜한 바위 속을 꿰뚫어 버리고
힘으로 파도를 몰아가며
날아라 빛.
날개에 달려 있는
수많은 깃털로부터, 다시
또 수많은 날개를 달아내어
바람을 휘저으며
하늘, 하늘의 슬픈 사연을 휘저으며
멍멍히 메아리지는 한마디 환호를 울부짖고
날아라 빛.
* 2012년 4월 23일 월요일입니다.
감기몸살오한복통으로 주말 내 쓰러져 있었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한 한 주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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