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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초록 꽃나무 _ 도종환

by 홍승환 2011. 11. 1.

 

초록 꽃나무

 

                                    도종환



꽃 피던 짧은 날들은 가고
나무는 다시 평범한 빛깔로
돌아와 있다
꽃을 피우지 못한 나무들과
나란히 서서
나무는 다시 똑같은 초록이다
조금만 떨어져서 보아도
꽃나무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 된다
그렇게 함께 서서
비로소 여럿이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고
마을 뒷산으로 이어져
숲을 이룬다
꽃 피던 날은 짧았지만
꽃 진 뒤의 날들은 오래도록
푸르고 깊다

 

 

* 2011년 11월 1일 화요일입니다.

  새로운 달력을 넘길 때는 마음이 넉넉해 집니다.

  빼곡한 일정 대신 깨끗한 빈 칸들이 주는 여유로움이죠.

  행복하고 즐거운 11월 한 달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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