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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가을엔 따뜻한 가슴을 지니게 하소서 _ 이채

by 홍승환 2011. 9. 7.

 

가을엔 따뜻한 가슴을 지니게 하소서

 

                                                                  이채

 


가을엔 마음의 등불 하나 켜 두게 하소서
하루의 아픔에 눈물짓고
이틀의 외로움에 가슴 쓰린
가난해서 힘겨운 나의 이웃이여!
그 가녀린 빛이 무관심의 벽을 넘어
우리라는 이름의 따뜻한 위로가 되게 하소서

가을엔 뜨거운 눈물의 의미를 깨닫게 하소서
나무가 열매를 맺기까지
참아낸 긴 시간들이 알알이 익어갈 때
우리 살아가는 인법도 이와 같아
인내와 믿음과 기다림의 눈물 없이
어떻게 사랑을 말할 수 있으리오

가을엔 따뜻한 가슴으로 기도하게 하소서
같은 비바람을 거치고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와
나무를 떠나 흙으로 돌아가는 낙엽을 위하여
희망을 잃고 방황하는 누구를 위하여
건강을 잃고 신음하는 그 누구를 위하여

가을엔 비움의 지혜를 깨닫게 하소서
오르지 못할 나무를 쳐다보기보다
지는 낙엽의 겸허함을 바라보게 하소서
욕망의 늪은 그 깊이를 모르고
욕심의 끝은 한이 없나니
하늘을, 세상을 원망하기보다
오늘 살아 있음에 감사하게 하소서

 

 

* 2011년 9월 7일 수요일입니다.

  가을엔 자신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은 지우고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성실, 열정, 도전, 긍정, 진심...

  자신을 점검해 보는 가을날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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