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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오늘 하루 _ 도종환

by 홍승환 2010. 3. 5.

 

오늘 하루

                                  도종환

 

 

햇볕 한 줌 앞에서도
물 한 방울 앞에서도
솔직하게 살자

꼭 한 번씩 찾아오는
어둠 속에서도 진흙 속에서도
제대로 살자

수 천 번 수 만 번 맹세 따위
다 버리고 단 한 발짝을
사는 것처럼 살자

창호지 흔드는 바람 앞에서
은사시 때리는 눈보라 앞에서
오늘 하루를 사무치게 살자

돌멩이 하나 앞에서도
모래 한 알 앞에서도


 

 

* 2010년 3월 5일 금요일입니다.

  어제 친구 조부상에 다녀왔는데 장례식장을 보니 참 아이러니하더군요.

  친구 조부님은 89세로 돌아가셨고 옆방에는 미혼의 젊은 친구가 세상을 떠난 모양이었습니다.

  상주가 부모와 형밖에 없는 쓸쓸한 모습이었습니다.

  잠시나마 인생무상을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한 주의 마무리 금요일 잘 정리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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