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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잠 없는 꿈 _ 한용운

by 홍승환 2009. 11. 11.

 

잠 없는 꿈

 

                                   한용운

 

 

나는 어느날 밤에 잠 없는 꿈을 꾸었습니다.
´나의 님은 어데 있어요. 나는 님을 보러 가겠습니다.
님에게 가는 길을 가져다가 나에게 주셔요. 검이여´
´너의 가려는 길은 너의 님이 오려는 길이다.

그 길을 가져다 너에게 주면, 너의 님은 올 수가 없다.´
´내가 가기만 하면, 님은 아니 와도 관계가 없습니다.´
´너의 님이 오려는 길을 너에게 갖다 주면, 너의 님은 다른 길로 오게 된다.

네가 간대로 너의 님을 만날 수가 없다.´
´그러면 그 길을 가져다가 나의 님에게 주셔요.´
´너의 님에게 주는 것이 너에게 주는 것과 같다. 사람마다 저의 길이 각각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찌하여야 이별한 님을 만나 보겠습니까.´
´네가 너를 가져다가 너의 가려는 길에 주어라.
그리고 쉬지 말고 가거라.´
´그리할 마음은 있지마는 그 길에는 고개도 많고 물도 많습니다. 갈 수가 없습니다.´
검은 ´그러면 너의 님을 가슴에 안겨주마.´하고
나의 님을 나에게 안겨주었습니다.
나는 나의 님을 힘껏 껴안았습니다.
나의 팔이 나의 가슴을 아프도록 다칠 때에,
나의 두 팔에 베여진 허공은 나의 팔을 뒤에
두고 이어졌습니다.

 

 

* 11월 11일 빼빼로데이, 가래떡데이입니다.

  내일은 수능시험일이네요. 올해는 입시한파는 없을 거라고 합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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