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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가을날의 동화 _ 배해용

by 홍승환 2009. 10. 1.


가을날의 동화

 

                                         배해용

 

 

이 가을이면
당신을 만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노란 은행 잎이 벤치 위에
한 쌍의 연인을 태운 채 행복에 잠겼을 때

이 가을이면
당신을 만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보슬비에 어두움마저 내려 스산한 거리에
가로등이 깜빡깜빡 눈을 뜰 즈음 홀로 옷깃을 추스리며
길을 걸을 때
이 가을이면
당신을 가장 만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무작정 오른 완행 버스에
무심코 바라다보는 차창 너머로 누우런 들판을 따라
허수아비를 만나고 참새떼를 만나고
푸석한 머리에 풍성한 미소의
촌부들을 만날 때면 눈에 어른 거리며
달려오는 지난 추억을 떠올릴 때
나는 이 가을 날
당신을 가장 만나고 싶습니다

 

 

* 2009년 10월의 첫날입니다.

  내일부터 추석연휴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보름달처럼 풍성한 한가위 명절 되시기 바랍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