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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목백일홍 _ 도종환

by 홍승환 2008. 4. 22.

 

목백일홍

 

                               도종환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 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게 아니다

함께 있다 돌아서면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 게 아니다

수없는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꽃봉오릴 피워 올려
목백일홍 나무는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없이 꽃잎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
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며
아무도 모르게 거듭나고 거듭나는 것이다

 

 

* 봄비가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아침입니다.

  오후 늦게부터는 꽤 많은 비가 온다고 하니 퇴근 때 우산 챙기세요.

  일교차가 심한 요즘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