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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모음4

아침의 시 한 편 (달팽이의 꿈 _ 이윤학) 달팽이의 꿈 이윤학 집이 되지 않았다 도피처가 되지 않았다 보호색을 띠고 안주해 버림이 무서웠다 힘겨운 짐 하나 꾸리고 기우뚱기우뚱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 얼굴을 내밀고 살고 싶었다 속살을 물 위에 싣고 춤추고 싶었다 꿈이 소박하면 현실은 속박쯤 되겠지 결국은 힘겨운 짐 하나 벗으러 가.. 2010. 9. 16.
긍정적인 밥 _ 함민복 긍정적인 밥 함민복 詩 한 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 2010. 3. 16.
여우 사이 _ 류시화 여우 사이 류시화 나무와 나무 사이 섬과 섬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어디에나 사이가 있다. 여우와 여우 사이 별과 별 사이 마음과 마음 사이 그 사이가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 물과 물고기에게는 사이가 없다 바다와 파도에는 사이가 없다 새와 날개에는 사이가 없다 나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사이가 .. 2008. 11. 13.
그립다고 말했다 _ 정현종 그립다고 말했다 정현종 두루 그립다고 너는 말했다. 그러자 너는 꽃이 되었다. 그립다는 말 세상을 떠돌아 나도 같이 떠돌아 가는 데마다 꽃이 피었다. 닿는 것마다 꽃이 되었다. 그리운 마음 허공과 같으니 그 기운 막막히 퍼져 퍼지고 퍼져 마음도 허공도 한 꽃송이! 두루 그립다고 너는 말했다. * 200.. 2008. 1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