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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사랑은 피지 않고 시들지 않는다 _ 유미성

by 홍승환 2007. 10. 1.

 

사랑은 피지 않고 시들지 않는다 

 

                                                             유미성

 


사랑은 피지 않고 시들지 않는다
지금 누군가 그대 곁을 떠나려 하고 있다면
그 사랑은 이미 오래 전에
그대 앞에서 꽃망울을 터트렸을 것이다

 

단지 그대의 무관심이
그대의 어리석음이
그 꽃의 아름다움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켜내지 못한 것이다

 

결코 사랑은 시들면서
그대가 내어준 척박한 마음의 땅을
그대가 돌보지 않은 꽃봉오리를 두고
원망의 눈짓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잎이 무성한 가을 나무가
겨울 바람에 순종을 하고 벌거숭이가 되듯
마음 속의 미련마저도
소리없이 놓아 버리고 떠나가는 것이다

 

그대는 그리움이라는 회병안에
떨어진 꽃잎을 다시 주워 담으려 할지 모르지만

그대 앞에서 한 번 피어올랐다
시들어 버린 마음의 꽃은
두 번 다시 그대 앞에서
같은 모습으로 피어나지 않는다

 

사랑은 피지 않고 시들지 않는다
결국 이별의 아픔이란
그 사랑의 소중함을 알아차리지 못한
어리석은 당신의 몫일 뿐이다.

 

 

* 2007년 10월의 첫날입니다.

  아침 공기가 제법 쌀쌀하네요.

  저는 오늘부터 내일까지 양양 솔비치로 워크숍 다녀옵니다.

  즐겁고 활기찬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