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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그는 _ 정호승

by 홍승환 2007. 3. 21.

 

그는

 

                      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 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 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 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 아침부터 보슬비가 내리네요.

  오늘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입니다.

  오늘 이후로는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겠죠. ^^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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