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이 난 좋다
공석진
흐린 날이 난 좋다
옛 사랑이 생각나서 좋고
외로움이 위로 받아서 좋고
목마른 세상
폭우의 반전을 기다리는 바람이 난 좋다
분위기에 취해서 좋고
눈이 부시지 않아서 좋고
가뜩이나 메마른 세상
눅눅한 여유로움이 난 좋다
치열한 세상살이
여유를 갖게 해서 좋고
가난한 자 마음 한 켠
카타르시스가 좋다
그리움을 그리워하며
외로움을 외로워하며
누군가에 기대어 쉴 수 있는
빈 공간을 제공해 줘서
흐린 날이 난 좋다
* 2013년 3월 7일 목요일입니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밤새 내렸습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여유로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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