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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안개의 나라 _ 김광규

by 홍승환 2013. 1. 10.

 

안개의 나라

 

                                    김광규



언제나 안개가 짙은
안개의 나라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므로
안개 속에 사노라면
안개에 익숙해져
아무것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안개의 나라에서는 그러므로
보려고 하지 말고
들어야 한다
듣지 않으면 살 수 없으므로
귀는 자꾸 커진다
하얀 안개의 귀를 가진
토끼 같은 사람들이
안개의 나라에 산다

 

 

* 2013년 1월 10일 목요일입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속에서는 중심을 잘 잡아야합니다.

  오늘 오전 10시 전국의 정전대비 훈련이 있다고 하네요.

  어렸을 적 정전으로 촛불을 켜고 손전등으로 장난치던 생각이 나네요.

  안개 속을 헤쳐나갈 혜안을 찾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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