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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아침의 기도 _ 서정윤

by 홍승환 2011. 12. 30.

 

아침의 기도

 

                                    서정윤

 


빛 속을 걸었다 영혼의 울림만
종소리처럼 번져 나갈 그 날을 맞으면
시간의 축은 사라지리라 그래,
이제 더욱 가까워졌어.
약속의 그날을 기다리면서도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었지.
자꾸만 나타나는 징후들이 두려워지는
나는 그들과 함께 흙이 되어 누워있을 나 자신을 본다

자신을 태운 불길로
주변의 생명을 밝히는 나무
새들의 순수와 사랑의 손길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주었어.

신이여 나는 두렵습니다.
나무에서 막 떨어진 낙엽처럼 길거리를 뒹굴며
어디에선가 한줌 부식토가 되어
풀뿌리를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신이여,
내 흩어지는 영혼을 잡아주소서.
미처 준비하지 못한 기름의 등잔으로 그날을 맞이하는
초라함을 가려 주소서. 먼저 손 내밀지 못했던
자존심과 망설이던 주저함을 진작
버리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해 주소서

해 떠오르는 아침이
오늘 다르게 느껴지는 건
약속의 그날이 더욱 가까워졌기 때문이라고
다시 새로운 하늘이 열리어
기쁨과 슬픔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을
나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 2011년 12월 30일 마지막 금요일입니다.

  이제 이틀 남은 2011년과의 작별을 준비해야합니다.

  2012년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뜻하는 바 모두 이루시기 바랍니다.

  Happy New Year~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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