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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그릇 _ 김시천

by 홍승환 2011. 8. 12.

 

그릇

 

                                  김시천



그릇이 되고 싶다
마음 하나 넉넉히 담을 수 있는
투박한 모양의 질그릇이 되고 싶다
그리 오랜 옛날은 아니지만
새벽 별 맑게 흐르던 조선의 하늘
어머니 마음 닮은 정화수 물 한 그릇
그 물 한 그릇 무심히 담던
그런 그릇이 되고 싶다
누군가 간절히 그리운 날이면
그리운 모양대로 저마다 꽃이 되듯
지금 나는 그릇이 되고 싶다
뜨겁고 화려한 사랑의 불꽃이 되기보다는
그리운 내 가슴 샘물을 길어다가
그대 마른 목 적셔줄 수 있는
그저 흔한 그릇이 되고 싶다

 

 

 

* 2011년 8월 12일 금요일입니다.

  사람의 그릇 크기는 자신이 만들지만 판단은 주변이 하게 마련입니다.

  자신의 그릇이 어떤 그릇인 지 가늠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