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Facebook이 방문자 수 기준으로 구글을 추월했다는 소식은 페이스북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들에겐 매우 충격적으로 들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한때 전 국민이 싸이월드에 접속했듯,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거의 절반이 가입한 페이스북이 가장 방문자가 많은 사이트가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구글은 검색 결과를 보고 다른 페이지로 옮겨가지만,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의 특성상 한 번 접속하면 오랜 시간 머물기 마련입니다. 그만큼 인터넷 사용시간 중 페이스북의 비중이 높다는 말이죠.
페이스북의 설립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한 세기에 한 번 나오기 어려운 커뮤니케이션 혁명"이라고 자랑했습니다. 이처럼 페이스북을 중요하게 보는 근거는 페이스북이 익명성이라는 인터넷의 특성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인터넷은 익명의 사용자가 익명의 인물이 만든 웹페이지를 찾아다니는 공간이었죠. 익명성은 사생활 보호라는 점이 장점이지만,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의 신분을 확인할 수 없기에 정보를 신뢰하기 어렵고, 정보를 획득하는 사람의 신분도 확인할 수 없기에 정보의 전파과정을 파악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즉,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이 만든 정보를 누군가가 전파하고, 다시 익명의 대중이 흡수하는 방식이었죠. 구글은 이러한 익명의 인터넷에 잘 어울리는 서비스입니다. 나는 무명의 정보 제공자가 되어 블로그나 웹사이트에 정보를 올리고, 구글은 이러한 정보를 가져다가 무명의 검색자에게 제공합니다. 이렇게 구글이라는 중계자를 통해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인간들이 정보를 주고받게 됩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모델은 다릅니다. 페이스북은 나와 친한 사람들이 관계를 통해 묶인 네트워크입니다. 페이스북에서 나는 익명의 존재가 아니고, 내가 올리는 정보는 나와 연결이 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정보를 그 정보를 올린 사람과 묶어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페이스북의 목표는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를 구체적인 인간과 연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계정으로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에 로그인 할 수 있도록 하는 Connect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이제 이러한 서비스에 가입한 사이트에서 페이스북 계정으로 접속하면 자신이 남긴 댓글이 페이스북에 연동하여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과거엔 사이트마다 다른 계정으로 접속했기에 자신이 인터넷 곳곳에 남긴 댓글이 연관성 없이 흩어져 있었지만, 이제는 내 댓글은 페이스북이라는 허브를 통해 일관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러한 "정보의 개인화"는 사용자뿐 아니라 기업들에도 큰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지금까지 대부분 기업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기에 불필요한 광고를 많이 해야 했습니다. 인터넷이 탄생하기 전, 대중을 상대로한 광고(거리의 광고판, TV나 종합일간지의 광고)는 대부분 지독하게 비효율적이었죠. 미국의 기업가들이 "우리 회사 광고 예산의 절반은 낭비가 된다. 문제는 어떤 절반이 낭비되는지 모른다는 점이다"라고 말한다는 농담은 이러한 상황 때문에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TV에서 주방용 고무장갑 광고를 보는 시청자 중에 실제로 고무장갑을 구입할 사람이 몇%나 되겠습니까? 하지만, 고무장갑의 주 소비층을 찾아내 이들에게만 광고할 방법이 없어서 전 국민이 보는 매체를 통해 광고하고 그 중 타켓 구매층이 반응하길 기대했던 것이죠. 인터넷이 나오면서 상황은 조금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의 Adsense로 유명해진 문맥 광고는 문맥을 분석해 그와 연관된 광고를 띄워 주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블로그가 컴퓨터와 관련된 글을 많이 싣는다면, 이 블로그를 찾는 독자는 컴퓨터에 관심이 많을 것이고,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관련 광고를 띄워주면 훨씬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방식이 과거의 무작위 광고보다 효율적이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컴퓨터가 문맥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아서 여전히 한계가 분명합니다. 말이란 매우 미묘하고 모호해서 컴퓨터가 이를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그런데 페이스북이 정보의 허브로 등장한다면 기업들은 전혀 새로운 차원의 정보를 얻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을 쓰는 사람은 나이, 성별, 직업, 종교, 결혼 여부 등을 프로필에 적어 넣습니다(이는 선택사항이지만, 많은 사람이 이러한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하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어떠한 사람이 인터넷에서 어떠한 행동양상을 보인다는 식으로 정보를 얻는다면, 이를 이용해 광고나 마케팅에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LA에 거주하는 20대의 남성이 아바타가 나오기 전 이 영화의 트레일러를 가장 많이 클릭했다."는 정보가 있다면, 영화 배급사는 이들이 이 영화의 중요한 타겟 소비자라는 사실을 알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나설 수 있습니다. 과거엔 "아바타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은 인터넷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정확히 잠재적 관객의 나이이나 성별 등을 파악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이러한 정보를 페이스북에서 쉽게 얻게 된 것이죠.
물론 페이스북을 통한 정보의 개인화는 사생활 침해라는 중대한 위험을 내포하기도 합니다. 인터넷으로 연애의 기록을 남기다 헤어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듯, 자신에 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쉽게 찾는다는 사실이 꼭 좋은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페이스북의 대표 마크 저커버그는 개인의 사생활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여러 번 구설에 올랐기에 페이스북에 개인정보를 맡기기가 무섭다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페이스북이 개인 정보를 악용하거나, 해커의 침투를 막지 못한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여전히 늘어나는 추세이기에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사용자에게 정보보호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페이스북에 반기를 드는 사람이 늘고, 이는 페이스북에 위기가 될 것입니다. 과연 페이스북이 인터넷 사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인터넷의 중심으로 성장할지 주목됩니다.
참고글- Great Wall of Facebook (Wired)
페이스북의 설립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한 세기에 한 번 나오기 어려운 커뮤니케이션 혁명"이라고 자랑했습니다. 이처럼 페이스북을 중요하게 보는 근거는 페이스북이 익명성이라는 인터넷의 특성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인터넷은 익명의 사용자가 익명의 인물이 만든 웹페이지를 찾아다니는 공간이었죠. 익명성은 사생활 보호라는 점이 장점이지만,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의 신분을 확인할 수 없기에 정보를 신뢰하기 어렵고, 정보를 획득하는 사람의 신분도 확인할 수 없기에 정보의 전파과정을 파악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즉,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이 만든 정보를 누군가가 전파하고, 다시 익명의 대중이 흡수하는 방식이었죠. 구글은 이러한 익명의 인터넷에 잘 어울리는 서비스입니다. 나는 무명의 정보 제공자가 되어 블로그나 웹사이트에 정보를 올리고, 구글은 이러한 정보를 가져다가 무명의 검색자에게 제공합니다. 이렇게 구글이라는 중계자를 통해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인간들이 정보를 주고받게 됩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모델은 다릅니다. 페이스북은 나와 친한 사람들이 관계를 통해 묶인 네트워크입니다. 페이스북에서 나는 익명의 존재가 아니고, 내가 올리는 정보는 나와 연결이 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정보를 그 정보를 올린 사람과 묶어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페이스북의 목표는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를 구체적인 인간과 연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계정으로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에 로그인 할 수 있도록 하는 Connect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이제 이러한 서비스에 가입한 사이트에서 페이스북 계정으로 접속하면 자신이 남긴 댓글이 페이스북에 연동하여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과거엔 사이트마다 다른 계정으로 접속했기에 자신이 인터넷 곳곳에 남긴 댓글이 연관성 없이 흩어져 있었지만, 이제는 내 댓글은 페이스북이라는 허브를 통해 일관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러한 "정보의 개인화"는 사용자뿐 아니라 기업들에도 큰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지금까지 대부분 기업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기에 불필요한 광고를 많이 해야 했습니다. 인터넷이 탄생하기 전, 대중을 상대로한 광고(거리의 광고판, TV나 종합일간지의 광고)는 대부분 지독하게 비효율적이었죠. 미국의 기업가들이 "우리 회사 광고 예산의 절반은 낭비가 된다. 문제는 어떤 절반이 낭비되는지 모른다는 점이다"라고 말한다는 농담은 이러한 상황 때문에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TV에서 주방용 고무장갑 광고를 보는 시청자 중에 실제로 고무장갑을 구입할 사람이 몇%나 되겠습니까? 하지만, 고무장갑의 주 소비층을 찾아내 이들에게만 광고할 방법이 없어서 전 국민이 보는 매체를 통해 광고하고 그 중 타켓 구매층이 반응하길 기대했던 것이죠. 인터넷이 나오면서 상황은 조금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의 Adsense로 유명해진 문맥 광고는 문맥을 분석해 그와 연관된 광고를 띄워 주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블로그가 컴퓨터와 관련된 글을 많이 싣는다면, 이 블로그를 찾는 독자는 컴퓨터에 관심이 많을 것이고,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관련 광고를 띄워주면 훨씬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방식이 과거의 무작위 광고보다 효율적이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컴퓨터가 문맥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아서 여전히 한계가 분명합니다. 말이란 매우 미묘하고 모호해서 컴퓨터가 이를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그런데 페이스북이 정보의 허브로 등장한다면 기업들은 전혀 새로운 차원의 정보를 얻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을 쓰는 사람은 나이, 성별, 직업, 종교, 결혼 여부 등을 프로필에 적어 넣습니다(이는 선택사항이지만, 많은 사람이 이러한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하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어떠한 사람이 인터넷에서 어떠한 행동양상을 보인다는 식으로 정보를 얻는다면, 이를 이용해 광고나 마케팅에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LA에 거주하는 20대의 남성이 아바타가 나오기 전 이 영화의 트레일러를 가장 많이 클릭했다."는 정보가 있다면, 영화 배급사는 이들이 이 영화의 중요한 타겟 소비자라는 사실을 알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나설 수 있습니다. 과거엔 "아바타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은 인터넷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정확히 잠재적 관객의 나이이나 성별 등을 파악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이러한 정보를 페이스북에서 쉽게 얻게 된 것이죠.
물론 페이스북을 통한 정보의 개인화는 사생활 침해라는 중대한 위험을 내포하기도 합니다. 인터넷으로 연애의 기록을 남기다 헤어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듯, 자신에 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쉽게 찾는다는 사실이 꼭 좋은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페이스북의 대표 마크 저커버그는 개인의 사생활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여러 번 구설에 올랐기에 페이스북에 개인정보를 맡기기가 무섭다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페이스북이 개인 정보를 악용하거나, 해커의 침투를 막지 못한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여전히 늘어나는 추세이기에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사용자에게 정보보호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페이스북에 반기를 드는 사람이 늘고, 이는 페이스북에 위기가 될 것입니다. 과연 페이스북이 인터넷 사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인터넷의 중심으로 성장할지 주목됩니다.
참고글- Great Wall of Facebook (W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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