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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_ 김용택

by 홍승환 2010. 1. 19.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 2010년 1월 19일 화요일 아침입니다.

  아이티 강진으로 세계 각국이 구호의 손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많은 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아프네요.

  건강한 하루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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