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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벼랑을 사랑한 소나무 _ 최옥

by 홍승환 2009. 8. 14.

 

벼랑을 사랑한 소나무 

                                                최 옥


그대 벼랑이라면 나는 소나무가 될께요
그대가 끝도없이 떨어지는
시선에 현기증을 일으키면
나는 하늘 위로 푸른 가지를 뻗고
그대 무너지는 시선을 잡아드릴께요

사시사철 푸른 잎으로
그대의 절망을 녹색으로 물들이고
그대가슴으로 뿌리를 내려 가만히
안아드릴께요 그대가 벼랑이라면
아무도 머물지 않는 벼랑이라면
그대 삶의 끄트머리에서
더 깊이 발을 묻고 내려다보는
소나무를 가만히 올려다보세요

그대 견디지 못하고 어느 날
허물어지고 만다면 그 끝에 발을 디딘
소나무도 뿌리째 허물어진다는 걸
부디 생각하세요

 

 

* 오늘도 폭염이 예상되는 하루라고 하네요.

  막바지 여름의 햇살을 맘껏 즐기시는 하루 되시고 즐거운 주말 맞이하시길...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