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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4월에 태어난 그대 _ 박정래

by 홍승환 2007. 2. 1.

 

4월에 태어난 그대

                                     박정래


당신 생일에 붉은 동그라미 치며
황사바람으로 목이 매캐해지네
냉이 캐는 들녘의 아낙들은
해 지는 줄 모르고
아마도 그런 고즈넉한 어둠이
바쁘게 밀려가고 오던 그런 때 아니던가
쥐불 쫓으며 아쉬운 초저녁 달
불쑥 따서 속 빈 밭고랑에 심으며
보리 싹 맥없이 바람에 눕고
그 파도 위에 당신을 둥근 박에 싣고
떠 보내는 4월은 그래도 희망의 봄
전신으로 전해오는 생명의 전율 모두 모아 뚝배기에 넣고
보글거리는 달래 된장찌개 한 술 떠
당신 입에 넣네, 밤 소쩍새 소리 들리고
내가 줄 수 있는 건 이 작은 행복
당신이 태어났다는 걸 기억하게 하는 것
전생을 열여덟 번 돌아
현생에서 다시 당신을 만나게 된들
4월에 태어난 이 모든 것을
어찌 사랑하지 않으리, 4월의 그 아픔을


* 4월의 첫 출근일입니다.
잔인하게 아름다운 4월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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