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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불완전 _ 김현승

by 홍승환 2013. 2. 6.

 

불완전

 

                                        김현승

 


더욱 분명히 듣기 위하여
우리는 눈을 감아야 하고,

더욱 또렷이 보기 위하여
우리는 우리의 숨을 죽인다.

밤을 위하여
낮은 저 바다에서 설탕과 같이 밀물에 녹고,

아침을 맞기 위하여
밤은 그 아름다운 보석들을
아낌없이 바다 속에 던진다.

죽은 사자의 가슴에다
사막의 벌떼는 단 꿀을 치고,

가장 약한 해골은
승리의 허리춤에서 패자의 이름을 빛낸다.

모든 빛과 어둠은
모든 사랑과 미움은
그리고 친척과 또 원수까지도,
조각과 조각들을 서로 부딪치며
커다란 하나의 음악이 되어,
우리의 불완전을 오히려 아름답게
노래하여 준다.

 

 

* 2013년 2월 6일 수요일입니다.

  불완전하기에 아름다운 것들이 있습니다.

  조금은 비어 있고 조금은 여백이 있는 것들이 좋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완전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오후부터 추워진다고 합니다.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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