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신발 끈을 묶으며 _ 이수화

by 홍승환 2011. 11. 7.

 

신발 끈을 묶으며

 

                                       이수화

 


먼길을 떠나려 할 땐
끈이 있는 신발을 신어야겠습니다.
시간이 좀 더 걸리고
삐걱이는 허리를 굽혀야 하는
불편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졸라맨 발목에서 숨이 콱콱 막히고
굵은 땀방울이 발등을 흐를지라도
거친 들길을 걸을 때에는
험난한 산길을 오를 때에는
끈이 달린 신발을 신어야겠습니다.

어지간한 비틀거림에는 끄덕도 하지 않고
힘에 겨워 넘어지고 쓰러질 때에라도
또다시 발목을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그리운 먼길을 걸어갈 때에는
헐거워진 가슴을 단단히 조여 매고
아린 발끝을 꼿꼿이 세워야겠습니다

 

 

 

* 2011년 11월 7일 월요일입니다.

  출근길 삼청동의 은행나무길이 노랗게 물들어 있더군요.

  도로위까지 노란 카펫을 깔아놓은 듯 은행잎들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