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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시65

그립다고 말했다 _ 정현종 그립다고 말했다 정현종 두루 그립다고 너는 말했다. 그러자 너는 꽃이 되었다. 그립다는 말 세상을 떠돌아 나도 같이 떠돌아 가는 데마다 꽃이 피었다. 닿는 것마다 꽃이 되었다. 그리운 마음 허공과 같으니 그 기운 막막히 퍼져 퍼지고 퍼져 마음도 허공도 한 꽃송이! 두루 그립다고 너는 말했다. * 200.. 2008. 11. 5.
자고난 얼굴은 아름답다 _ 강세화 자고난 얼굴은 아름답다 강세화 잠자는 얼굴은 아름답다 기쁘게 부끄러운 첫날의 잠은 아름답고 꽃잠 자고 날새는 기미를 재빨리 알아채는 자고난 얼굴은 더 아름답다 아름답게 잠에 빠진 아이는 자고나서 쑥쑥 크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한 잠, 두 잠, 석 잠, 넉 잠, 잠에 드는 누에의 자고나서 허물벗.. 2008. 11. 4.
연필 깎는 시간 _ 김재진 연필 깎는 시간 김재진 마음속에서 누군가 속삭이듯 이야기할 때 있습니다. 사각거리며 걸어가는 눈 위의 발소리처럼 내 마음속의 백지 위로 누군가 긴 편지 쓸 때 있습니다. 한 쪽 무릎 세우고 뭔가를 깎아 보고 싶어 연필을 손에 쥡니다. 주전자의 물이 끓는 겨울 저녁 9시 유리창엔 김이 서립니다. .. 2008. 11. 3.
별하나 _ 김용택 별하나 김용택 당신이 어두우시면 저도 어두워요 당신이 밝으시면 저도 밝아요 언제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있는 내게 당신은 닿아 있으니까요 힘 내시어요 나는 힘 없지만 내 사랑은 힘 있으리라 믿어요 내 귀한 당신께 햇살 가득하시길 당신 발걸음 힘차고 날래시길 빌어드려요 그러면서 그러시면서 .. 2008.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