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
비닐우산 _ 정호승
홍승환
2007. 5. 18. 09:30
비닐우산
정호승
오늘도 비를 맞으며 걷는 일보다
바람에 뒤집히는 일이 더 즐겁습니다
끝내는 바람에 뒤집히다 못해
빗길에 버려지는 일이 더 즐겁습니다
비오는 날마다
나는 하늘의 작은 가슴이므로
그대 가슴에 연꽃 한 송이 피울 수 있으므로
오늘도 바람에 뒤집히는 일보다
빗길에 버려지는 일이 더 행복합니다
* 대나무살에 파란색 비닐로 된 비닐우산을 기억하세요?
요즘은 비닐우산도 하얀프라스틱에 땡땡이 비닐우산으로 바뀌었더군요.
갑자기 비가 오면 길거리에 등장하던 파란색 비닐우산의 풍경이 아련합니다.
봄비 내리는 차분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