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

마음 _ 곽재구

홍승환 2007. 2. 26. 08:52

 

마음

 

                         곽재구

 

 

아침 저녁

방을 닦습니다.

강바람이 쌓인 구석구석이며

흙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 꼭 한 군데 입니다.

작은 창틈 사이로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그곳.

그곳에서 나는 움켜쥔 걸레 위에

내 가장 순결한 언어의 숨결들을 쏟아붓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찾아와 앉을 그자리

언제나 비어있지만

언제나 꽉 차 있는 빛나는 자리입니다.

 

 

* 2월과 3월이 공존하는 한 주입니다.

  2월 마무리 잘 하시고 본격적인 봄날의 3월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