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

푸르른 날의 고독 _ 조성심

홍승환 2013. 6. 5. 09:36

 

푸르른 날의 고독

 

                                               조성심

 

 

잎이 무지스럽게 푸르른 날엔
터지려는 고독 속에
고개를 파묻어 보오.

누군가 붙잡고 싶더라도
그냥 혼자서
온전히 견뎌 보오.

초록의 정념은
그대의 몸 속을 돌고 돌며
그대를 떠나지 않는

삶의 칙칙한 찌꺼기까지 헹구어 내고
어느덧 그대를
푸른 늪 속에
편안히 재워줄 것이오.

머릿속을 텅 비워 보오.
그럴수록 가슴은 부드러워질 것이오.

세상에 대한 미련만큼
그대를 괴롭히는 것이 없다는 알면서도
다치고 아파하는 그대에게

고독은 피할 수 없는
아픈 통과의례라오.

 

 

* 2013년 6월 5일 수요일 절기상 망종입니다.

  망종은 모내기와 보리를 수확하는 시기입니다.

  농부들의 바쁜 손길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