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

낙엽의 열반 _ 차옥혜

홍승환 2011. 11. 21. 10:44

 

낙엽의 열반

 

                                     차옥혜



겨울 숲길을 걸어가니
밟히고 밟혀 더 이상 부서질 것 없는 낙엽이
부드럽고 포근하게 내 발을 받쳐 준다.

낙엽은 으깨지고 으깨져야만
찢기고 찢겨야만
제 고향으로 제 뿌리에게로 가는가
제게로 돌아가는 길이
그렇게도 힘이 드는가

발을 옮길 때마다 낙엽이 밟힌다.
낙엽은 이미 오래 전
바스락 소리도 잊고 아픔도 잊은 듯
평화롭기만 하다.

고요하고 고요한 낙엽들이
스며들고 있구나
저만치 오고 있는 봄 속으로

 

 

* 2011년 11월 21일 월요일입니다.

  서울의 날씨가 영하권으로 떨어졌네요.

  추워진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한 주의 시작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