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

불혹의 추석 _ 천상병

홍승환 2011. 9. 14. 09:25

 

불혹의 추석

                                      천상병

 


침묵은 번갯불 같다며
아는 사람은 떠들지 않고
떠드는 자는 무식이라고
노자께서 말했다.

그런 말씀의 뜻도 모르고
나는 너무 덤볐고
시끄러웠다.

혼자의 추석이
오늘만이 아니건마는
더 쓸쓸한 사유는
고칠 수 없는 병 때문이다.

막걸리 한 잔,
빈촌 막바지 대폿집
찌그러진 상 위에 놓고,
어버이의 제사를 지낸다.

다 지내고 복을 하고
나이 사십에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찾아간다

 

 

* 2011년 9월 14일 수요일입니다.

  한가위 명절 행복한 시간 보내셨나요?

  일교차가 커서 여기저기 감기 환자들이 많습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