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10월 _ 오세영

홍승환 2010. 10. 1. 13:29

 

10월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2010년 10월 1일 금요일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국군의 날이 공휴일이 아님을 그 날이 되어서야 알게 되네요.

  10월의 첫날 잘 마무리 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