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
열매 _ 오세영
홍승환
2010. 5. 19. 08:50
열매
오세영
세상의 열매들은 왜 모두
둥글어야 하는가.
가시나무도 향기로운 그의 탱자만은 둥글다.
땅으로 땅으로 파고드는 뿌리는
날카롭지만
하늘로 하늘로 뻗어가는 가지는
뾰족하지만
스스로 익어 떨어질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
덥썩
한 입에 물어 깨무는
탐스런 한 알의 능금
먹는 자의 이빨은 예리하지만
먹히는 능금은 부드럽다.
그대는 아는가.
모든 생성하는 존재는 둥글다는 것을
스스로 먹힐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 2010년 5월 19일 수요일입니다.
어제 하루종일 내린 비로 갑작스럽게 찾아왔던 더위가 한풀 꺽였네요.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