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_ 류시화

홍승환 2009. 6. 30. 10:05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 2009년 6월의 마지막날입니다. ^^

  장마전선이 제주도에서 머물고 있어 서울에는 비가 안 오네요.

  하루 잘 마무리 하시고 행복한 7월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