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
목백일홍 _ 도종환
홍승환
2008. 4. 22. 08:51
목백일홍
도종환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 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게 아니다
함께 있다 돌아서면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 게 아니다
수없는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꽃봉오릴 피워 올려
목백일홍 나무는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없이 꽃잎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
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며
아무도 모르게 거듭나고 거듭나는 것이다
* 봄비가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아침입니다.
오후 늦게부터는 꽤 많은 비가 온다고 하니 퇴근 때 우산 챙기세요.
일교차가 심한 요즘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