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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1703

고정관념 _ 김영애 고정관념 김영애 명암이 뚜렷한 정의定義는 정해진 밭에 품종이 같은 곡식을 매번 심어 그 이상의 것은 기대할 수 없는 영혼의 배고픔이다. 이름이나 쓰임새가 말뚝처럼 박힌 것들은 더 이상 비상할 수 없는 새의 주검을 흙 속에 묻고 잊는 일이어서 세상은 때때로 우울의 덮개 같은 정의.. 2015. 1. 29.
물고기도 목이 마르다 _ 안희선 물고기도 목이 마르다 안희선 우리들이 믿었던 기쁨의 투명한 갈증을 더 이상 간직할 수 없어, 어둠과 안개 속에 숨어있던 깊은 어심(魚心)을 불러본다 차가운 가슴의 옆구리에서 올라오는 기포가 물방울을 내뿜는다 영원한 밥처럼 그래, 차라리 밥이었다 소박한 난폭(亂暴)으로 위장된 .. 2015. 1. 27.
새소리 _ 천상병 새소리 천상병 새는 언제나 명랑하고 즐겁다. 하늘 밑이 새의 나라고 어디서나 거리낌없다 자유롭고 기쁜 것이다. 즐거워서 내는 소리가 새소리이다. 그런데 그 소리를 울음소리일지 모른다고 어떤 시인이 했는데, 얼빠진 말이다. 새의 지저귐은 삶의 환희요 기쁨이다. 우리도 아무쪼록 .. 2015. 1. 26.
흔들리며 피는 꽃 _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2015.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