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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1703

연가 _ 김남조 연가 김남조 잠든 솔숲에 머문 달빛처럼 슬픔이 갈앉아 평화로 미소되게 하소서 깍아 세운 돌기둥에 비스듬히 기운 연지빛 노을의 그와 같은 그리움일지라도 오히려 말 없는 당신과 나의 사랑이게 하소서 본시 슬픔과 가난은 우리의 것이었습니다 짙푸른 수심(水深)일수록 더욱 연연히 붉은 산호의 .. 2007. 2. 1.
인연설 _ 한용운 인연설 한용운 함께 영원히 할 수 없음을 슬퍼하지 말고 잠시라도 같이 있을 수 있음에 기뻐하고 더 좋아해주지 않음을 노여워하지 말고 이만큼 좋아해주는 것에 대해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치 말고 애처롭기만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줄 수 .. 2007. 2. 1.
꽃잎 인연 _ 도종환 꽃잎 인연 도종환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 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 .. 2007. 2. 1.
사랑법 _ 강은교 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 2007.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