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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시 한 편

너의 자리 _ 김용택

by 홍승환 2009. 7. 29.

 

너의 자리

 

                                     김용택

 

 

어떻게 놓아도 자리잡지 못한다 내 잠은
어디에 놓지 못한 잠을 머리에 희게 이고
달진 새벽밤까지 마른 발바닥으로 걸어
꽃인 그대에게로 가서
불덩이 같은 내 이마를 기댄다
숨결 고른 새벽 하늘
뜨겁다 그대의 머리도
내 몸은 어제보다 몇 근 더 줄어든다

밤바다 나는 어디에 홀려 떠돈다
마지막엔 그대를 만나 뜨거움을 줄이고
그대는 내 뜨거움을 빼앗고 무심히 나를 버린다

그대는 어제보다 가벼워진 것 같다
너는 날 것 같다 날 것에 신경 쓰지 않는 너는
다음날 새벽엔 이 세상에 없을 것 같다
수많은 꽃 중에서
너의 자리는 빌 것 같다

 

 

* 여름의 아침은 새벽부터 시작됩니다.

  5시면 해가 떠서 세상을 환하게 비추기 시작합니다.

  범상치 않은 아침 햇살로 시작한 하루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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